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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주자들] 휘경동 옥탑방영화제 '이정현'님 인터뷰




동대문부심의 기획 인터뷰 '거주자들'에서는 동대문구에 특별한 자부심을 갖고 계신 분들, 혹은 동대문를 자랑스럽게 만드는 분들을 찾아 소개합니다. 여러분들의 제보가 더욱 풍성한 콘텐츠를 만듭니다!

인터뷰이 제보: ondongnemedia@gmail.com

 (상업적인 광고를 목적으로 인터뷰를 요청하지 말아주세요)




[거주자들: 동대문부심을 품은 사람들] 이번 회에서는, 매 여름 마다 본인이 살고 있는 옥탑방에서 영화제를 개최하신다는 '이정현'씨와의 인터뷰를 진행하였습니다.


Q1. 안녕하세요? 본인 소개 부탁드릴게요. 

 

 안녕하세요. 저는 시립대 후문에 살고 있는 29살 이정현이고요. 시립대 환경과학부에서 석사까지 공부하다가 우연치 않게 기회가 되어서 현재는 무역회사에서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습니다. 



Q2. 하고 계신 일이 전공과는 매우 다르네요? 


 아 네. 제가 원래 어렸을 때부터 디자인 쪽에 관심이 있었고, 또 대학도 그쪽을 준비했는데요. 수능 점수가 생각보다 잘 나와서 이과 환경과학부를 들어가게 되었죠. 원래 연구실에서 연구비를 받으며 살았는데, 연구실을 나오게 되면서 생계에 문제가 생겼어요. 그래서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해서 여기저기 알아보다가, 물건 포장하고 재고 관리하는 사람을 뽑는다고 해서 면접을 보러 갔죠. 면접 보는 과정에서 제 디자인 관련 경력을 보시고는 면접관께서 지금 디자인 쪽으로도 사람을 뽑고 있다. 페이는 더 줄 테니 이쪽 일로 해보지 않겠냐. 해서 우연히 이쪽 길로 들어서게 되었습니다. 지금 이 회사에 들어온 지 2개월 차에요. 



Q3. 동대문구에 얼마나 거주하셨나요? 


 원래 집은 은평구에요. 그래서 학교 처음 다닐 때는 집에서 통학을 하다가, 1시간 반이 걸리니까 너무 힘들어서 독립을 하게 되었죠. 2010년부터 자취를 시작했으니까 7년째네요. 

 학번은 06학번이니, 동대문구에 왔다 갔다 하게 된 건 훨씬 오래 전부터 이고요. 



Q4. 옥탑방 영화제를 개최하고 계신다고 들었어요. 처음에 어떤 계기로 시작하게 되신 건가요? 


 2014년도 여름에 시작하게 되었어요. 당시에 여자친구와 의미 있는 추억을 남기려고 하는데, 무언가 특별한 걸 하려니 돈 내는 것들뿐 이더라고요. 연애마저 소비지향적으로 되어간다는 생각에 안타까웠어요. 돈이 안 들면서 의미 있는 건 없을까 생각해보다가 친한 사람들 불러서 영화 같이 볼까? 고 제안한 게 정식으로 영화제까지 열게 되었어요. 

 아직까지 사람들 마음 속에 옥탑방에 대한 낭만이 존재하거든요. 대학로에서 옥탑방 고양이가 계속 걸리고 있고, 드라마 제목 중에서도 옥탑방 왕세자라는 것이 있는 것처럼요. 여름 밤 하늘을 바라보며 술 마시고, 얘기하고, 영화보고 재밌을 것 같았어요.

 ‘휘경동 옥탑방 영화제’라고 이름을 짓고, 하와이 느낌의 배경으로 홍보물을 제작 하고, 페이스북에 올리고, 친구들에게 부탁해서 공유하면서 홍보를 했죠.



Q5. 이제까지 어떤 영화들을 틀어주셨나요? 


 이제까지 3회가 진행됐는데요. 첫 영화제 때는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워터보이즈, 라이프 오브 파이를 틀었어요. 특히 라이프 오브 파이는 마지막 영화라 새벽에 틀었는데, 그 때 주변이 정말 고요하거든요. 다들 잠 든 시간이라. 근데 그렇게 옥탑방에 스크린 설치해놓고 영화를 보니, 정말 극장에 온 것처럼 너무 좋더라고요. 

 두 번째 영화제는 서울시 마을 공동체 만들기 지원을 받아서, 아름다운 비행과 Flipped라는 영화를 틀었었고요. 세 번째 영화제에서는 사회에서 일어나는 여러 차별들에 대해서 다뤄보자 라는 취지로, ‘차별에 반대하는29초 영화제’를 열었어요. 진짜 영화제에서 하는 것처럼 해보고 싶어서 장애인, 동성애 등의 이슈에 대한 문제의식을 담은 출품작들을 받았는데, 기획은 열심히 했으나 아쉽게도 참여율이 좋지는 않았어요. 

 네 번째 영화제는 올해 8월 초쯤에 열 예정인데, 이번엔 제 마음대로 틀려고요.ㅎㅎㅎ 일본 애니메이션을 틀까 고민 중이에요.



Q6. ‘휘경동 옥탑방 영화제’가 어떤 영화제가 되었으면 좋겠나요? 


 이 영화제의 취지가 ‘영화를 보자’가 아니라 ‘놀자’ 거든요. 영화 상영되는 중에 영화만 집중해서 보는 분위기를 전 원하지 않아요. 영화 좀 보다가, 구석에서 지인들과 수다 떨면서 맥주 마시다가 다시 돌아와서 영화 보고. 이런 자유로운 분위기가 연출되었으면 좋겠어요.

또 사람들과 소통을 많이 하는 게 좋은 것 같아요. 그래서 항상 영화 보고 나서 온 사람들 각자 소감 얘기하는 시간 갖기도 하고, 동그랗게 모여 앉아서 사는 얘기도 나누는 시간을 가졌었어요. 


'휘경동 옥탑방 영화제'가 열리는 이정현씨의 옥탑방 전경



Q7. 저희가 마을 미디어인 만큼 동대문구에 대한 질문도 빼놓을 수 없겠는데요. 동대문구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동대문구는 ‘사람 냄새 나는 공간’이라고 생각해요. 골목길이 많고 옛날 서울의 모습을 많이 간직하고 있죠. 주민 분들 중에 노인들의 비율도 굉장히 높고요. 그런데 또 어찌 보면 여타 서울 내 도시들과는 달리 노인 분들이 사는 모습이 역동적이고 활발한 지역이기도 해요. 경동시장, 약령시장, 청량리 등에 일하시고 이동하시는 분들 참 많이 볼 수 있어요. 버스 안에서 처음 보는 사이인데도 서로 스스럼 없이 말 걸고 얘기하고. 특히 아줌마들 할머니들이요 하하. 옆에서 듣고만 있어도 재밌다니까요. 저한테까지 생기 있는 대화의 에너지가 옮겨오는 기분이에요. 저도 가끔 아줌마들한테 먼저 말 걸고 그러면 정말 스스럼 없이 말을 받아주시고 대화를 이어나가요.

이런 풍경이 빈번하게 일어나는 공간이라는 게 참 인간적이고 좋은 것 같아요.

 또 평일 낮에 산책 나가보셨어요? 굉장히 동네가 조용하고 평화로워요. 아이들 데리고 산책하는 젊은 엄마들의 모습도 자주 보이는데 한적한 분위기와 잘 어울리고 좋아 보이더라고요.

 제 취향이 80~90년대의 올드한 느낌을 좋아해요. 이런 풍경들을 보면 정겹고 좋아요. 오래된 낡은 지역이지만, 나름대로 옛날 느낌을 간직하고 있다는 점에서 동대문구가 매력적인 것 같아요.



Q8. 동대문구에서 자주 가거나, 추천하고 싶은 장소가 있다면요? 


 시립대 사거리에서 롯데마트 쪽으로 쭉 가다 보면 기사식당이 하나 있어요. 요즘 제대로 된 밥을 챙겨 먹고 싶을 때 백반 먹으러 가곤 해요. 



Q9. 정현씨에게 동대문구란? 


 20대의 추억이 담긴 애증의 공간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글 이지은



동대문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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